일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마음이 복잡해질 때면 문득 ‘사주나 한번 볼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특히 설을 앞두고 새해의 길흉화복을 따져보려는 마음이 샘솟곤 한다.
요즘엔 사주 집을 찾는 대신 챗GPT(지피티)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미래를 점쳐보는 사람도 늘었다.
그런데 이 챗GPT 사주, 맞다 틀리다 말이 많다. 챗GPT로 사주를 제대로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의대 출신으로 유튜브 ‘재밌고 쓸모 있는 사주’를 운영하며 챗GPT용 사주 풀이 프로그램까지 제작한 이현왕씨에게 물었다.
◆사주란 무엇인가=사주는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를 기준으로 기질과 인생의 흐름을 해석하는 체계다. 고대 중국인은 하늘의 움직임, 계절의 순환, 인간의 삶이 하나로 연결된다고 믿었다. 그러면서 천간과 지지, 음양과 오행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천간(天干·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은 하늘엔 10개의 태양이 존재하며 하루에 하나씩 떠올라 열흘을 한 주기로 이룬다고 생각한 데서 유래했다. 지지(地支·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는 땅의 시간을 12개로 나눈 것이다.
음양(陰陽)은 세상 모든 존재가 상반된 두 성질의 상호작용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사상이다. 위·밝음·낮·여름은 양으로, 아래·어두움·밤·겨울은 음으로 본다. 오행(五行
양양출장샵 익산출장샵)은 세상 만물의 변화를 나무(木)→불(火)→흙(土)→쇠(金)→물(水) 순환 구조로 설명한 개념이다. 나무는 불이 타오르게 하며, 불이 태운 재는 흙이 된다. 흙 속에서 쇠가 생기고, 쇠에 물방울이 맺히며, 물은 다시 나무를 키운다.
천간 10개와 지지 12개는 오행에 배속돼 있고, 음양으로도 나뉜다. 예를 들어 갑과 을은 모두 나무의 성질인데 갑은 양, 을은 음으로 판단하는 식이다. 갑목은 큰 나무, 을목은 덩굴에 비유한다.
현재 사용하는 사주 체계는 송나라(960∼1279) 때 인물 서자평이 정립했다. 조선시대엔 국가 대소사를 결정하는 판단 기준으로 사주를 활용했다. 중인이 보는 과거시험인 잡과에는 사주명리를 다루는 ‘명과학’이란 과목이 있었다. 명과학을 통과한 사람은 예조 산하 관청인 관상감에서 일했다. 관상감에서는 세자빈을 간택할 때 사주와 궁합을 살폈고 제사와 혼인 날짜를 정하는 일은 물론 인재 선발에도 관여했다고 한다.
이씨는 “요즘은 사주를 미신이나 개인의 운명을 예측하는 수단으로 여기지만 조선시대에는 공적 장치로 기능했다”며 “특히 사람의 성향을 고려해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려는 목적이 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