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는 우리에게 친숙한 채소다. 만화영화 <뽀빠이> 속 주인공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기 전 시금치 통조림을 먹는 장면, 한 번쯤은 봤을 법하다. 시금치는 김밥·비빔밥·된장국, 나물 반찬까지 수많은 요리에 활용된다.
익숙한 이 채소에는 깊은 맛이 숨어 있다. 떫거나 밍밍하다고 느낀다면, 겨울 시금치를 아직 제대로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시금치의 산뜻한 단맛과 은은한 풀향은 입안에 자연을 머금은 듯한 감각을 남긴다. 맛뿐만 아니라 효능도 뛰어나다. 눈 건강과 빈혈·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외양이 화려하진 않지만, 속은 강인한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다.
이방인 채소에서 밥상의 단골로
오늘날 시금치는 세계 곳곳에서 재배된다. 아시아와 유럽의 북부 온대 지역은 물론, 아열대나 열대 고지대, 심지어 시베리아의 한랭지에서도 자란다. 시금치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로 알려져 있다. 이란 지방에서 오래전부터 재배되다가 이슬람 문화권을 따라 동서로 퍼졌다.
7세기 무렵에는 페르시아에서 중국으로 전파됐고, 11세기 무렵에는 아라비아, 아프리카 북부를 거쳐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로 확산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1527년에 편찬된 최세진의 한자 학습서 <훈몽자회>에 한자 이름인 ‘菠薐(파릉)’이라는 단어가 기록돼 있어, 이 무렵 재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역에서 온 귀한 채소로 여겨졌던 시금치는 오랜 세월을 거쳐 우리 땅에 깊이 뿌리내렸다. 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주로 즐기던 채소였지만, 재배 기술 향상과 품종 개발이 이루어지며 이제는 사계절 내내 만날 수 있게 됐다.
그중 겨울에 나는 것이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추운 환경
양양출장샵 익산출장샵 속에서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스스로 당분을 축적해 깊은 단맛을 만들어낸다. 경남 남해 ‘보물초’, 경북 포항 ‘포항초’, 전남 신안 ‘섬초’가 겨울 시금치의 대표 주자다. 이 가운데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보물초는 산뜻한 단맛과 부드럽고 아삭한 식감으로 명성이 자자하다.